
국내 OTT 티빙(TVING) 회원 최대 1953만 명의 개인정보가 해커 손에 넘어갔다. 지난 6월 초 신원 미상의 해커가 티빙 데이터베이스에 비인가 접근해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그리고 ‘온라인 주민번호’로 불리는 CI(연계정보)까지 빼갔다는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뒤늦게 파장을 키우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고 피해 규모는 지난달 22일 기준 1953만 명으로 집계돼 쿠팡·싸이월드·SK텔레콤에 이어 국내 역대 네 번째로 큰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됐다.
티빙 개인정보 유출, 무엇이 얼마나 샜나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은 유료 가입자만 약 5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는 최대 770만 명에 이르는 국내 대표 OTT다. 해커는 지난 6월 초 비인가 방식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아래와 같은 정보를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 유출 항목 | 위험도 | 비고 |
|---|---|---|
| 회원 ID·이름·생년월일·성별 | 중 | 피싱·스미싱 문자에 악용 가능 |
| 전화번호·이메일 주소 | 중 | 명의도용·스팸 발송에 악용 가능 |
| CI(연계정보)·DI(중복가입확인정보) | 상 | 모든 사이트에 동일값 부여, 명의도용 핵심 열쇠 |
| 환불 계좌·비밀번호 | 암호화 처리 | 단방향 암호화로 직접 노출 위험은 낮음 |
특히 CI는 2014년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이후 주민등록번호 대신 쓰이는 88바이트 고유 식별값이다. 어느 사이트에서든 동일인에게 같은 값이 부여되기 때문에, CI가 새어 나가면 다른 서비스에서의 명의도용이나 대포폰 개통 같은 2차 피해로 번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파장은 티빙 자체 이용자에서 그치지 않았다. 네이버·카카오 간편로그인으로 티빙에 가입한 이용자의 SNS 아이디와 본인인증 정보도 함께 유출됐다.
KT가 지난해 자사 유출 사고 보상 차원에서 나눠준 티빙 이용권을 실제 등록한 약 41만6000명도 이번 피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결합상품, SSG닷컴 등 다른 제휴 채널 이용자까지 조사가 확대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로 내 정보 확인하는 법
티빙이 자체적으로 유출 여부 조회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앱·홈페이지 로그인 후 [나의 유출 정보 조회하기]), 문제는 이런 대형 유출이 반복될 때마다 “내가 가입한 다른 사이트는 안전한가”까지는 알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공동 운영하는 무료 공식 서비스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eprivacy.go.kr)’다.
- 접속 및 본인 인증: eprivacy.go.kr 접속 후 휴대폰 인증이나 공동인증서로 본인 확인을 진행한다.
- 가입 사이트 일괄 조회: ‘본인확인 내역 조회’ 메뉴에서 그동안 휴대폰·아이핀·인증서로 본인 인증하며 가입한 웹사이트 목록을 한 번에 확인한다. 기억도 안 나는 오래된 사이트가 튀어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 불필요한 사이트 일괄 탈퇴: 더 이상 쓰지 않는 사이트를 목록에서 선택해 탈퇴를 신청하면, 사업자에게 자동으로 탈퇴 요청이 전달된다.
- 다크웹 유출 계정 확인: ‘털린 내 정보 찾기’ 메뉴에서 내 계정 정보가 다크웹 등 유출 데이터에 포함돼 떠돌고 있는지 조회할 수 있다.
- 개인정보 열람·삭제 요구: 특정 사업자가 내 정보를 왜 보유하고 있는지 궁금하면 열람·정정·삭제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이 서비스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나 행정안전부 연동 시스템을 중심으로 조회가 이뤄지기 때문에, 소규모 커뮤니티나 해외 서비스는 목록에 뜨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도 알아두는 게 좋다.
티빙 이용자, 지금 바로 해야 할 것
- 티빙 앱·홈페이지에서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하고, 12자리 이상 영문·숫자·특수문자 조합으로 바꾼다.
- 티빙과 같은 아이디·비밀번호를 다른 사이트에서도 썼다면 그 사이트들도 모두 비밀번호를 바꾼다. 유출된 계정 정보를 다른 곳에 대입해보는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이 뒤따르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다.
- “티빙 피해 보상”, “본인인증 필요” 등을 내세운 문자·이메일 속 링크는 절대 누르지 않는다. 공지는 반드시 공식 앱·홈페이지에서만 확인한다.
- CI 유출이 걱정된다면 통신사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나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로 노출 여부를 함께 점검한다.
필자 시사점
올해 들어 SK텔레콤 유심 유출, 티빙 개인정보 유출까지 대형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내 정보가 어디에 얼마나 뿌려져 있는지” 스스로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정작 필요한 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개별 기업 공지를 일일이 쫓아다니는 게 아니라,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처럼 정부가 운영하는 통합 창구를 평소에 한 번쯤 써보는 습관이다. 3분이면 끝나는 본인 확인 절차 하나로, 잊고 있던 계정을 정리하고 내 정보가 어디에 남아 있는지 미리 점검할 수 있다.
출처
함께 보면 좋은 글
- 라인야후 정보유출, 게임 이용자 610만명 식별자 4년간 샜다
- 코카콜라 페어라이프 랜섬웨어 공격, 미국 우유 생산라인 멈췄다
- 소닉월 SMA1000 제로데이 2건, CVSS 10.0 실공격 확인
국내 기업 금융 보안 조직 8년차. 취약점 진단과 보안 기획 업무를 하며, 업계 밖에서는 잘 안 보이는 보안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개인 자격으로 쓰며 소속 조직과 무관합니다.